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높은 언덕위에 서서
유리구슬 굴러가듯
낭랑한 보름밤 창공으로
목 세우고 목청 높혀
긴 한 울음 울어예는
외로운 늑대 한 마리.
든든한 긴 네 다리 땅에 버티고 서있는
늠늠한 풍채와 기상이
좀스럽고 약아서 땅 바닥에 기는
여우에 비하랴?
무리지어 썩은 시체 파먹는
승냥이의 비천함을 비웃으며
차라리 굶겠노라는 저 초연함을 보라.
빈 창공의 정적을 비수질하고
듣는 이의 애간장을 잘라내는
그의 울음을 어떤이는
제 울타리 사수하려는
임전의 결연한 고함소리라기도 하고,
짝 찾는 절절한 구혼의 탄원성이니,
잃은 고향 생각하며 불러보는
망향의 처량한 애원성이라고들도 한다.
그러나 그의 울음은
한낱 하찮은 생존의 투쟁도,
사치로운 낭만도 아니고,
날때에 순하고 선한 동물에
사나운 야수의 탈 씌우고 휘몰아서 내쫓을때,
날카로운 잇빨 내밀며 으르릉 거리면,
위험한 야수의 사냥이라며 총 겨누는
인간늑대 들의 허위,불의,잔혹에 분노해서
몸부림치는 항거의 절규요,
빼앗긴 자아를 애도하는 구슬픈 곡성이며,
메마른 황야가 안겨주는 괴롭고 쓰라린 고독과
늑대인간들 속의 부패한 행복의 유혹에
지치고 상처받으며 내뱉는 긴 비명이기도 하지만,
그러나 그것은 드디어
자유, 진리, 창조가 샘 솟는 성역인 변두리를
피흘려 정복한 자랑스런 승리의 개가가 아니리?
2009.5.21. 고랑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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